소형 채굴기 활용한 비트코인 솔로 마이닝 시작했다!
X에서 발견한 작은 불씨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생활비를 감당하다 보면 늘 시드머니가 부족했고, 그렇게 조금씩 모아 유명한 코인이나 밈코인에 투자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직까지 손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 자산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던 어느 날, X(구 트위터)에서 눈에 띄는 글을 하나 보게 되었다. 가정용 소형 채굴기로 비트코인 블록을 발견해 무려 3.15BTC를 얻었다는 이야기였다. 블록을 발견하면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니… 그것도 전기를 많이 먹는 대형 채굴기가 아니라 저전력의 소형 채굴기로 말이다. 순간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싶으면서도 마음 한쪽에서 불씨처럼 작지만 진한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코인을 살까, 채굴기를 돌릴까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거대한 채굴장, 고성능 장비, 많은 전기요금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채굴'은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X에서 본 글로 인해 ‘혹시 이 채굴기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민도 컸다.
“차라리 그 돈으로 코인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언제 될지 모르는 채굴을 기다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소형 채굴기라고 해도 블록을 발견할 확률은 매우 낮았다. 거의 복권을 긁는 마음으로 계속 돌려야 하는 시스템에 가까웠다. 그래서 한동안 채굴기 구매 페이지를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장바구니에 넣고, 뺐다, 다시 담았다.
머릿속 계산기를 수십 번 두드리며 고민했다. 그 와중에 내가 팔로우하던 공식 계정에서 24시간 한정 할인 소식이 올라왔다. 169.99달러 → 125달러. 크지 않은 차이지만, 어차피 살 거라면 지금이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복권을 더 싸게 사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는 결국,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채굴기를 구매하게 되었다.
기다림 끝에 도착한 비탁스 감마
구매를 마친 후, 11일 만에 내 손에 채굴기가 도착했다. 작은 상자. 포장도 단순하고 가볍다. ‘이게 정말 4억짜리 블록을 찾아낼 수 있는 채굴기가 안에 있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상자를 열자 손바닥보다 만한 크기의 본체, 전원 케이블, 간단한 설명서가 전부였다. 처음 보는 기계인데도 복잡한 부품이나 연결이 없어 한결 마음이 놓였다. 사진으로 볼 때는 큰 것 같았는데 실물은 작아서 놀랐다.
‘이렇게 작은 게 채굴을 한다고?’
반신반의하면서도, 묘하게 애정이 생겼다. 가정용 전자기기 같기도 하고, 어쩌면 나만의 작은 복권 발급기가 된 기분이랄까. 아직은 작동도 안 해봤지만, 이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시간과 운이 쌓여서 언젠가 보상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설치 중 가장 막막했던 순간
기계는 받았고, 기대도 컸다. 이제 전원을 연결하고 돌리기만 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비탁스 감마에는 전용 앱도 없고, 동봉된 종이 한 장에는 QR코드 세 개가 전부였다. 그중 하나가 세팅 방법을 안내하는 링크로 연결돼 있었다.
‘이걸 보고 하라는 거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선 전원을 연결하니 작동은 잘 되었다. 작고 단단한 본체에 작은 팬이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뭔가 일을 시작한 느낌은 났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이 채굴기가 어떻게 우리 집 와이파이에 연결되는지, 어디서 설정을 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QR코드로 접속한 페이지에는 Wi-Fi 목록에서 Bitaxe를 찾아 연결 후 Bitaxe 창이 나와있는 Ip주소로 들어가서 사용하는 와이파이와 연결하라고 적혀 있었다. 휴대폰의 Wi-Fi 설정을 열어보니 목록에 ‘Bitaxe’라는 이름이 보였다.
“오, 이거구나!” 반가운 마음에 연결을 시도했는데… 그다음부터는 완전히 막막했다.
연결은 했지만, 이후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에 순간 ‘괜히 샀나’ 싶은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시 확인해보니, 기계 자체의 IP 페이지에 접속해 설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시 휴대폰을 Bitaxe 와이파이에 연결한 뒤, Bitaxe 화면에 표시된 로컬 IP 주소를 확인하고, 구글 앱을 열어 주소창에 입력했다. 그러자 마침내, 세팅 페이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 페이지에서 우리 집 공유기 이름을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 연결을 마쳤다. 잠시 후 채굴기가 자동으로 재부팅되면서, 드디어 인터넷 연결이 완료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한 과정이었지만, 처음엔 정말 헤맬 수밖에 없었다.
채굴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두 가지를 더 해야 했다 — 바로, 블록을 발견했을 때 보상을 받을 내 지갑 주소 입력과 네트워크 구성 입력이다. 다행히 이건 판매처에서 공유한 QR코드 링크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접속 페이지 링크는 재부팅되어 실행된 Bitaxe 화면에 표시된 IP주소를 인터넷 브라우저에 입력하면 된다.
지금 돌이켜보면, 설명서가 조금만 더 세세히 설명해 줬다면 이 모든 혼란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부딪히고 해결한 경험 덕분에 이 채굴기가 이제는 훨씬 더 익숙하게 느껴지고, 내 손으로 설정해낸 작은 성취감도 생겼다.
첫 가동과 걱정
모든 설정을 마치고 채굴기를 본격적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작고 조용한 이 기계가 지금 이 순간에도 연산을 수행하며 블록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했다.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지만, 내부에서는 분명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처음 몇 분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작은 팬이 돌아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팬 소리에 미세한 변화가 느껴졌다. 속도가 조금 빨라진 것 같았고, 팬 주위에 손을 가까이 대보니 아까보다 따뜻한 바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AXEOS 페이지(비탁스 관리 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ASIC 칩 온도가 70도를 넘었다는 경고 메시지가 떴다. 채굴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망가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밀려왔다. 채굴기 위치를 이리저리 옮기며 환기 잘 되는 곳을 찾았고, 다행히 온도는 서서히 내려갔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여름이 되면 방 안 공기 자체가 더워질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AXEOS 페이지의 대시보드에서는 해시레이트, 효율, 제출한 쉐어 수, 그리고 지금까지 연산한 난이도 중 가장 높은 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 채굴기가 현재 어느 정도 성능을 내고 있는지, 얼마나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니 실감이 더 났다.
로그를 들여다보다
채굴기를 켜둔 지 며칠이 지났다. 겉보기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AXEOS 페이지를 열어보면 상황은 다르다. 화면 속에서는 내 채굴기가 끊임없이 연산을 수행하고 있었다. 해시레이트, 난이도, 제출한 쉐어 수, 최고 난이도… 처음엔 도대체 이게 뭘 의미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검색하고 정리해가며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채굴이란 결국, 아주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일이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해시 값을 먼저 찾아낸 사람이 '블록 보상'을 가져간다. 나는 이 보상을 나누지 않고 혼자서 독차지하겠다는 마음으로 '솔로 마이닝'을 선택했다. 그만큼 보상은 크지만, 반대로 성공 확률은 극단적으로 낮다. 내 작은 채굴기 하나가 전 세계 수많은 고성능 장비들과 경쟁하는 구조니까. 단 한 번의 성공이 올지, 아니면 평생 한 번도 안 올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로그를 보다 보면 작은 희망이 보인다. '최고 난이도(Highest Difficulty)' 수치가 갱신될 때마다, 내 기계가 이전보다 더 복잡한 연산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증거다. 블록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뭔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수치 하나가 매일의 지루함을 견디게 해줬다.
지금 하는 이 일은 어쩌면 복권을 자동으로 긁는 기계를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당첨 확률은 낮지만, 그 가능성만으로도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된다.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팅한 환경, 내가 고른 기계,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가능성을 쌓아가는 과정. 그게 바로 솔로 마이닝의 매력인 듯하다.
손바닥 위의 확률
이 채굴기는 거창하지 않다. 작고 조용하고, 어떤 날은 그저 방 한구석에서 팬 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작은 기계가 오늘도 나 대신 수많은 연산을 시도하고 있다는 걸.
‘될 리 없지’라는 확신과 ‘혹시 모르지’라는 기대 사이에서 나는 지금, 조용히 확률을 돌리고 있다



